ADBE: 이유있는 소외

Date published
February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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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U.S.

일부 AI관련 기업들의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기대를 크게 beat하면서, 11월부터 시작된 AI랠리가 쉼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 와중에 공정위 반대로 Figma 인수가 무산되고, Open AI가 텍스트로 영상을 생성하는 Sora 베타를 발표하면서 한번 더 조정받은 ADBE가 12MF PER 30배 이하를 터치하면서, 매수 기회가 될지 고민해보았다 (컨센을 뜯어 보니 PER 차트가 잘못되었고 35배 정도로 보는게 맞음). 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구축한 SW 회사들은 매출과 이익이 장기간동안 꾸준히 우상향하는 특성이 있고, 조정이 매수 기회가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ADBE 직전4개 분기 영업이익 추이 (U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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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MF PER 추이

*24년 컨센 EPS 입력값이 잘못된 것으로 추정
*24년 컨센 EPS 입력값이 잘못된 것으로 추정

ADBE 사업부는 크게

1) Digital Media

  • Creative Cloud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 등 사진, 영상 편집 제작 SW 외)
  • Document Cloud (아크로뱃 등 pdf 문서 편집 SW 외)

2) Digital Experience

  • 최종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최적화하는 광고, 마케팅 솔루션

으로 나뉜다 (출판, 광고 사업은 이익기여도가 미미해 논외).

23년 매출총이익 기준 두 사업부의 비중은 약 8:2 로, 매출성장율은 Digital Experience 사업부가 좀더 높지만 전사 이익에는 매출 = 이익에 가까운 Digital Media 사업부가 중요하다.

*24, 25년 블룸버그 컨센서스
*24, 25년 블룸버그 컨센서스

Creative Cloud 번들/개별 프로그램 구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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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be vs. Canva

22년 8월 Adobe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크리에이터는 약 3억 3백만명으로, 비전문가의 48%가 수익화가 되고 있으며, 그 중 48%가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이 크리에이터 활동에서 나온다고 답했다. 3억 3백만명은 OECD 국가의 노동 참여 인구 8.97억명의 1/3 수준이다. B2B 계정과 채널까지 합하면 SNS 기반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여전히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의 쇼핑, 구독 기능 연동 등 수익화가 쉬워진 점이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것이다. (카페24 실적 참고)

그래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hyper-personalized 커머스 트렌드에서 Adobe의 수혜를 가늠해보고 싶었으나, 현재로써 결론은 비전문가 시장은 계속 Canva가 우위를 가져갈 것 같다.

Canva는 PPT,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업로드용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템플릿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Adobe는 23년 6월에야 Canva와 비슷한 Express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아직 주위에서 Express의 존재를 아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Canva는 23년 MAU 1.5억명, 유료 구독자수 16백만명, US$1.7B (+70% YoY)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간 구독료 인당 $100). 아직 무료 사용하는 사람들의 유료 전환 가능성, 신규 크리에이터들의 진입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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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va 소셜미디어 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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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be Express 소셜미디어 탭

Firefly vs. Midjourney vs. DALL-E

구글 검색 트렌드로 보면 Midjourney가 2월 애니메이션 스타일 모델(Niji) 업데이트로 화제성이 피크였을 때보다 내려왔지만 여전히 검색량에서 Firefly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DALL-E는 Open AI가 만든 Chat-GPT에 임베드된 이미지 생성AI 서비스인데 화제성으로 검색량은 높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생성된 이미지 퀄리티는 낮다 (는 평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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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같은 프롬프트로 세 개 프로그램읙 결과를 비교한 영상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Midjourney의 압승에 가까워 보인다. Midjourney는 22년 7월 첫 출시된 이후 23년에 연매출 US$200M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가지 생각해볼 점은 Midjourney 기본요금제가 월 10불로, Firefly의 2배인데도 유료구독자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용자들이 비용에 민감하기보다 더 비싸더라도 서비스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대부분 무료인 구글과 파파고 번역 서비스를 두고 유료 서비스인 딥엘을 사용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MidJourney 구독 플랜>

  *생성된 이미지를 평가하면 빠른 생성 서비스 사용 시간을 추가해줌으로써 사용자 피드백을 유도해 AI를 개선시키려는 것이 인상적.
*생성된 이미지를 평가하면 빠른 생성 서비스 사용 시간을 추가해줌으로써 사용자 피드백을 유도해 AI를 개선시키려는 것이 인상적.

Adobe는 Entry 레벨 사용자 시장을 Canva, Figma와 같은 신생 기업들에게 내주었고, 이미지 생성에서는 Midjourney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형국이다. 영상 편집은 어도비 Premier Pro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불변의 업계 표준 프로그램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애플의 Final Cut 등이 초보자들에게 더 직관적인 UI와 쉬운 사용성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학습에 투자를 많이 해야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며칠전 Firefly에 디터람스(독일의 산업디자이너)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누군지 몰라서 엉뚱한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facts에 대한 훈련이 부족한 결과다. 며칠전 구글이 비슷한 이슈로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중지했었다. (사실 Sora도서비스가 오픈된 상태는 아니고 몇 개의 예시만 공개된 상황이라 비슷한 이슈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

이러한 상황에서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경영진이 실적 컨콜에서 “수익성”을 중시한다고 거듭 강조했고, 그 말은 수익성을 훼손할 정도의 투자는 지양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경쟁 AI서비스들이 발전하는 속도를 볼 때 Adobe도 지금까지 구축해온 해자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은 과감하게 투자해야 할 것 같은데… 아닌가요?

결론: AI, 확실하게 보여줘야…

물론 Adobe는 여전히 유료화되지 않은 “사용자수 (잠재고객)”과 광고, 영상 등 프로페셔널 업계에서의 “네트워크 효과”라는 꽤 견고한 해자를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번들링과 기능 추가를 통해 주기적으로 가격 인상이 가능하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커질 수록 장기적으로 어도비 프로그램으로 넘어오는 사용자 수도 증가할 수 있다. 구독 플랜이 다양해 정확한 P와 Q로 나누기 어렵지만, 연간 일시불 구독료 $360 기준 유료사용자수는 약 32백만이고, 프로페셔널이 주 사용층이므로 이탈률도 매우 낮을 것이다. 경영진이 장기적으로 Q 성장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AI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Firefly의 애매한 포지션을 감안하면 답하기 어려운 상황인 듯 하다. 글로벌 PDF 사용자가 약 5억명인데, 개인적으로 PDF 파일 내에서 직접 번역 서비스가 되면 유료로 사용할 용의가 충분한데 딥엘과 같은 서비스와 제휴는 안되는 것인지, 인프라 투자를 감안하면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시장성이 높아보이는데 반해 서비스가 안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AI기능의 충분한 개선과 이에 따른 수익화 가시성이 높아진다면 그 때 재평가해야 할 것 같다.